[한겨례21 류우종 기자]
김초엽이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굴지 궁금했다. 그는 우주비행사 최재경을 꼽았다. ‘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’ 속 최재경은 마흔여덟 살 여성이자 동양인이고 비혼모다. 그는 우주의 웜홀 터널을 통과하는 극한 상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신체 개조 프로젝트 사이보그 그라인딩을 거치지만, 우주로 가지 않는다. 모두의 기대를 뒤로한 채 바다로 뛰어든다. 최재경 이모를 롤모델로 삼는 우주비행사 가윤은 최재경이 바다로 뛰어든 이유를 “새로운 인간으로의 재탄생, 사이보그 그라인딩 그 자체”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.
“‘배반하는 인물’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. 모든 소설을 다 그렇게 쓸 수는 없지만,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도덕적인 윤리를 어느 정도 배반하면서, 현실의 독자가 요구하는 윤리에 너무 어긋나지 않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인물을 좋아해요. 재미있는 게, 최재경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엇갈렸어요. 여성 독자는 최재경이 바다로 간 선택을 좋아하는데, 남성 독자는 국가 지원을 받고도 이기적인 선택을 한 인물이라며 좋게 포장하는 게 별로였다고 하더라고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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